서울 전세 매물 급감, 체감난 심화
전세수급지수 179.0, 5년래 최악
오피스텔 확산 수요, 시장 불안 변수

서울 전세시장이 다시 거칠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충격적인 건 체감이 아니라 숫자입니다. 전세 물건은 빠르게 줄고, 세입자들의 불안은 더 거세지는 흐름입니다.
시장 안팎의 긴장도는 이미 높습니다. 실거주 규제 강화, 입주 물량 감소, 비거주 주택 규제 기조가 한꺼번에 겹치며 임대 공급 축이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2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이달 20일 기준 179.0까지 치솟았습니다. 100을 넘으면 공급 부족을 뜻하는데, 지금 수치는 2020년 말 187.4 이후 가장 높은 구간입니다. 2021년 말 129.8, 2022년 말 46.5로 낮아졌던 지표가 2023년 말 115.9, 2024년 말 125.5를 거쳐 가파르게 뛰었습니다.
가격도 버티지 못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8147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 수준에 올라섰습니다. 수급 압박이 가격을 밀어 올리는 전형적 국면이 다시 펼쳐지는 모습입니다.
“입주 27% 급감” … 공급절벽 앞 세입자 불안, 누가 버티나
가장 먼저 지목되는 변수는 공급입니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2만7168가구로, 지난해 3만7103가구보다 27% 줄어들 전망입니다. 내년에는 1만7186가구까지 감소가 예고돼 있어 시장의 긴장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정책 변수도 겹쳤습니다.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실거주 의무, 비거주 주택에 대한 규제 강화 신호, 다주택자 대출과 세제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며 전세 공급 여력이 축소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임대인 입장에선 버티기보다 거주 선택이 유리해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립니다.
현장 반응도 엇갈립니다. 세입자들은 “매물을 봐도 선택지가 없다”고 호소하고, 중개업계는 “조건 맞는 집이 나오면 바로 사라진다”는 분위기를 전합니다. 거래 현장에서는 가격보다 물건 확보가 먼저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6억8147만원 최고치” … 전세난 재점화, 매매 수요도 흔들리나?
전세가 오르면 매매로 이동하면 된다는 공식도 예전만큼 간단하지 않습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선 학업, 직장, 결혼 등으로 실거주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수요 자체가 쉽게 줄지 않는 구조입니다. 수요는 견고한데 공급은 메마르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문가 진단도 비슷합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입주 물량 감소와 정부 대책, 아파트 선호가 맞물리며 매매와 전세를 가리지 않고 가격 상승 압력이 커졌다고 봤습니다. 비아파트 활성화 없이 수요 분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단기간 해소가 쉽지 않다는 경고도 뒤따랐습니다.
“오피스텔 13억6205만원” … 대체재마저 신고가, 탈출구 있나?
전세난이 심해지자 수요는 오피스텔로 번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파트 대안으로 거론되는 대형 오피스텔 가격이 빠르게 뛰었습니다. 서울 대형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이달 13억6205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상승 속도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난해 11월 13억573만원으로 처음 13억원을 넘긴 뒤 불과 5개월 만에 6000만원가량 더 올랐고, 1년 전 12억5620만원과 비교하면 1억원 이상 뛴 셈입니다. 매매 진입이 어려운 수요가 전세로 옮겨가면서 중대형 오피스텔 전세가격은 4억6033만원, 대형은 8억882만원까지 올랐습니다.
공급은 오히려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서울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2023년 1만4436실에서 2024년 6060실, 2025년 4234실로 줄었고, 올해는 1700실 안팎이 예상됩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아파트 매물 부족이 오피스텔 수요를 더 밀어 올릴 수 있지만, 정작 들어갈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결국 서울 전세시장은 아파트에서 오피스텔까지 연쇄 압박이 번지는 국면으로 읽힙니다. 세입자, 임대인, 실수요자, 투자자 모두 셈법이 복잡해졌고, 향후 시장 방향은 공급 회복 속도와 추가 규제, 대체 주거상품 확산 여부라는 변수에 따라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