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세금 기준 180도 전환”…실거주 혜택은 키우고 비거주는 줄이는 부동산 충돌

김정인 에디터 | | 부동산

“1주택자 세금 기준 180도 전환”…실거주 혜택은 키우고 비거주는 줄이는 부동산 충돌

실거주 1주택 세제 논쟁 재점화

장기보유특별공제, 거주·비거주 차등 압박

시장 충격·정치 공방, 확산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부동산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 실거주 1주택자는 더 보호하되, 살지 않는 채 오래 보유한 경우에는 혜택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충격과 논란이 동시에 번졌습니다.

쟁점은 단순한 세율 조정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투자자와 실수요자, 여야 정치권,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이 서로 다른 이해를 앞세우는 가운데 1주택 보호와 투기 억제라는 두 목표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X를 통해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문구를 꺼내 들며 양도소득 과세의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실거주 없이 장기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고가주택 양도세를 깎아주는 구조는 주거 보호가 아니라 투기 조장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는 또 비거주 보유 기간 감면을 줄이고, 거주 보유기간 감면을 늘리는 방향이 맞다고 적었습니다. 발언 수위는 강했고, 부동산 세제의 축을 1주택 실거주 중심으로 옮기겠다는 신호로 읽혔습니다.

“거주냐 보유냐” …세제 기준 바꾸는 순간 시장 흔들릴까?

남산에서 바라보고 있는 서울 아파트 모습 / 사진:연합뉴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오래 보유한 주택의 양도차익에 대해 세 부담을 낮춰주는 제도입니다. 다만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혜택이 적용되는 부분이 있어, 실거주와 투자 보유를 구분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번 발언은 특히 1주택자의 예외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됩니다. 혜택 축소의 방향은 비거주에 맞추고, 실거주에는 보호 장치를 더 얹겠다는 구상인 셈입니다.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무소 현장에서는 반응이 엇갈렸습니다. 한 중개업계 관계자는 “정책 방향이 더 분명해질수록 매도 타이밍을 고민하는 수요가 늘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실거주자와 투자자의 선이 분명해지면 시장 혼선은 오히려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야당 공세와 여권 선 긋기 …장특공 폐지 논쟁의 진짜 불씨?

정치권 반응도 빠르게 갈렸습니다. 국민의힘은 장특공 손질이 사실상 세 부담 확대라며 공세를 이어왔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주택자 혜택을 없애는 논의는 없었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에도 장특공 폐지를 둘러싼 “세금 폭탄” 주장을 “논리모순”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당시 그는 장특공이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장기 보유만으로 양도세를 크게 줄여주는 제도라고 지적했고, 장기 거주 감면은 별도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진보당 윤종오 의원 등 범여권 의원이 발의한 법안까지 정치 쟁점으로 번질 조짐이 보였습니다. 대통령실과 여권이 일부 야당의 법안이라고 선을 그은 것도 지방선거 국면에서 부동산 이슈가 확전되는 것을 경계한 대응으로 읽힙니다.

강남 똘똘한 한 채 논쟁 …투기·실수요 경계선 다시 그어질까?

이 대통령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똘똘한 한 채’ 투자 흐름도 정조준했습니다. 전국 단위의 자금이 특정 지역 고가주택으로 몰리며 집값을 끌어올렸고, 그 구조를 비호한 세력이 누구냐는 질문까지 던졌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 메시지를 단순한 과세 논쟁이 아닌 가격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세제의 방향이 실거주 보호로 기울수록 고가주택 투자 수요에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장특공의 조정 폭, 1주택자 예외 범위, 보유·거주 기간의 구체적 기준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시장 파장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이번 논란은 실거주 보호와 투기 억제 사이의 경계를 어디에 둘지에 대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세제 개편이 정책 신뢰로 이어질지, 아니면 추가 논란을 부를지는 향후 당정 조율과 시장 반응이 좌우할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