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가구 적체 충격” … 부산 부동산, 투자자와 실수요자 사이 더 깊어진 온도차

김정인 에디터 | | 부동산

“7000가구 적체 충격” … 부산 부동산, 투자자와 실수요자 사이 더 깊어진 온도차

부산 미분양 7000가구 돌파, 시장 이중화

해운대·남천 분양권 수백건, 웃돈 거래 확산

핵심지 쏠림 심화, 투자자·실수요자 셈법 변화

르엘 리버파크 센텀 조감도/제공=롯데건설

부산 주택시장이 충격적인 이중 풍경에 휩싸였습니다. 한쪽에선 미분양 7000가구가 쌓였고, 다른 한쪽에선 해운대·남천 하이엔드 분양권이 전매제한 해제 직후 웃돈을 얹고 빠르게 손바뀜했습니다.

침체와 과열이 한 도시 안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장면입니다. 투자자는 기회를 좇고, 실수요자는 가격 부담 앞에서 망설이면서 시장의 균열은 더 선명해졌습니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0월 공급된 부산 해운대 ‘베뉴브 해운대’는 이달 14일부터 23일까지 열흘간 162건의 분양권 거래가 신고됐습니다. 전체 629가구 중 25.7%가 짧은 기간에 움직였고, 111건은 16~17일 이틀 사이에 몰렸습니다.

가격 흐름은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거래 10건 중 6건가량이 분양가를 웃돌았지만, 저층 일부는 분양가 아래로 밀렸고 중층은 보합권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층과 위치에 따라 프리미엄과 할인 거래가 동시에 나타난 셈입니다.

“162건 손바뀜” … 해운대 과열, 저층 마이너스 변수

대표 사례는 전용 99㎡ 고층입니다. 분양가 17억3930만원이던 41층 물건이 20일 18억원에 거래되며 약 6000만원의 웃돈이 붙었습니다.

반면 전용 84㎡ 저층 일부는 13억6110만~13억9250만원에 공급됐지만 실제 거래가는 13억원 초반대에 형성됐습니다. 같은 브랜드, 같은 단지여도 투자자들이 고층 희소성에는 프리미엄을 매기고 저층에는 냉정한 잣대를 들이댄 것입니다.

현장 중개업계의 분위기는 뜨겁습니다. 해운대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권 매수자 연결만 해줘도 소개비를 주겠다는 제안이 돌고, 세금 부담을 줄이는 방식까지 거론되며 거래를 부추기는 움직임이 적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30억 넘긴 남천” … 고분양가 논란, 투자자 환호?

남천과 센텀의 흐름도 강했습니다. 2월 20일 전매제한이 풀린 ‘써밋 리미티드 남천’은 이날까지 130건, 1월 29일 해제된 ‘르엘 리버파크 센텀’은 183건의 분양권 거래가 신고됐습니다.

논란의 중심은 고분양가였습니다. 부산에서 처음 3.3㎡당 평균 분양가 5000만원이 책정됐던 남천 단지는 당시 부담이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전용 142㎡A는 최고 분양가 29억9360만원에서 30억8743만원으로 올라 약 9000만원 넘는 프리미엄이 붙었습니다.

전용 84㎡A 역시 분양가보다 약 8000만원 높은 16억원대 거래가 확인됐습니다. ‘르엘 리버파크 센텀’ 전용 84㎡도 2000만~3000만원 수준의 웃돈이 형성되며, 고가 단지라도 핵심 입지와 상품성이 확보되면 수요가 붙는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는 분위기입니다.

“청약 1만6282건” … 실수요 몰림, 규제 풍선효과 경고

청약 성적은 이미 예고편이었습니다. ‘베뉴브 해운대’는 일반공급 415가구 모집에 8781건이 접수돼 평균 21.2대 1을 기록했고, ‘써밋 리미티드 남천’은 720가구 모집에 1만6282건이 몰려 평균 22.6대 1 경쟁률을 나타냈습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만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석합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입지 경쟁력과 하이엔드 설계, 희소성이 결합한 단지들에 부산 수요뿐 아니라 타지역 자금까지 유입됐고, 전매제한 해제 전부터 웃돈 거래를 약속한 물량이 한꺼번에 신고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더 복잡합니다. 서울·수도권 규제로 투자처가 좁아진 자금이 지방 핵심지의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이동한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 반면,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부산 전체 시장이 살아난 것으로 오인할 경우 더 큰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경계심도 번지고 있습니다.

결국 부산 시장의 핵심은 상승도 하락도 아닌 분화에 가깝습니다. 미분양 7000가구의 무게와 해운대·남천 하이엔드의 과열이 함께 이어질지, 아니면 규제·금리·지역 경기라는 변수가 판을 다시 흔들지, 향후 전망은 아직 쉽게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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