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완전 발모·18% 급등” … 투자자 기대와 시장 의심, 로킷헬스케어의 숨은 변수

김정인 에디터 | | 생활경제

“4주 완전 발모·18% 급등” … 투자자 기대와 시장 의심, 로킷헬스케어의 숨은 변수

4주 발모 홍보 직후 주가 급등

12만4800원→14만7900원, 18% 변동

가출원·비공개 기술, 신뢰도 변수

로킷헬스케어가 지난 1일 오전 공개한 탈모 역노화 기술 보도자료.

로킷헬스케어가 던진 한 문장이 시장을 흔들었습니다. 충격은 컸습니다. “4주 완전 발모”라는 표현이 공개되자 투자자 자금이 몰렸고, 같은 날 주가는 12만4800원에서 14만79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열광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정작 주가를 끌어올린 기술의 실체가 외부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나며 분위기가 급반전했습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기대보다 검증이 먼저라는 반응이 번졌고, 시장은 또 다른 바이오 과열 논란을 떠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일 오전 8시를 조금 넘긴 시점 배포된 보도자료는 “세계 최초”, “역노화”, “완전 발모” 같은 표현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회사는 천연물질 광생물변조(PBM) 후성유전학 기반 접근으로 4주 만에 완전 발모를 확인했다고 밝혔고, 인도와 중국에서 약 100명 규모 인체적용시험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숫자는 강렬했습니다. 글로벌 탈모 시장 2030년 23조원 전망, 인도 시장 약 3억5210만달러 규모, 약 1년 내 승인 및 상용화 목표까지 더해졌습니다. 다만 자본시장은 숫자보다 근거를 묻기 시작했고, 그 지점에서 균열이 드러났습니다.

“세계 최초” 전면 배치 … 가출원 단계, 검증 공백?

취재 결과 회사가 강조한 핵심 특허는 정식 등록이 아니라 가출원 단계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가출원은 권리 선점을 위한 임시 장치에 가깝고, 12개월 안에 본출원이 뒤따르지 않으면 효력은 사라집니다. 특허권 확보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회사 측은 외부 공개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기술 내용이 알려질 경우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공유가 제한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한 투자자는 주가 급등의 근거가 된 기술이라면 최소한 검증 가능한 수준의 정보는 제시돼야 한다고 했고, 업계 관계자들 역시 비공개 상태의 기술을 확정적으로 홍보한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비교 사례도 나옵니다. JW중외제약은 탈모치료제 후보물질 JW0061에 대해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중국, 호주, 브라질 등에서 특허 등록을 마쳤고, 지난 2월 임상 1상 승인까지 확보했습니다. 로킷헬스케어와 달리 권리 구조와 개발 단계가 비교적 명확하다는 점에서 대비가 선명합니다.

“인체적용시험” 강조 … 임상 1상 설명, 일정 혼선 우려

로킷헬스케어가 내놓은 개발 일정에도 물음표가 붙습니다. 보도자료에선 인체적용시험 착수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후 설명에선 신약 트랙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취지의 답변이 나왔습니다. 비의약품 평가에 가까운 인체적용시험과 의약품 개발 단계인 임상 1상은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문제는 시간표입니다. 회사는 약 1년 내 승인과 출시 목표를 언급했지만, 일반적인 신약 개발은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7~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가별 규제가 다르다는 단서가 붙었다고 해도, 투자자 입장에선 공격적 계획과 실제 가능성 사이 간극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용자와 시장의 이해도 충돌합니다. 탈모로 고통받는 소비자에겐 “근본 치료”라는 문구가 희망으로 들릴 수 있지만, 자본시장에선 재현 가능한 데이터와 규제 경로가 더 중요합니다. 한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홍보 문구와 개발 단계가 어긋나면 신뢰도 훼손이 훨씬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완전 발모” 강한 표현 … 동물실험 한계, 제2 사태 가능성

전임상 데이터 역시 논란의 중심입니다. 회사는 활성 모낭 수 12.8% 증가와 모낭 깊이 개선을 제시했지만, 이는 동물실험 결과로 알려졌습니다. 어떤 동물 모델을 썼는지, 어떤 방식으로 평가했는지 세부 설명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업계에선 동물실험 발모 데이터를 인간에게 곧장 연결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마우스 모델은 작은 자극만으로도 모발 성장 주기가 바뀔 수 있어 효과가 과대평가될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다른 탈모 개발 사례에서도 동물 단계에선 빠른 발모가 관찰됐지만, 인체 적용에선 탈모 완화나 진행 억제 수준으로 정리된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이번 사안을 “제2의 삼천당제약 사태” 가능성과 연결해 해석합니다. 과장된 기대가 먼저 형성되고, 뒤늦게 계약 구조나 기술 단계가 재검증되는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감독당국이 최근 바이오 기업의 특허, 임상, 기술이전 관련 정보 제공을 더욱 엄격히 보는 분위기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관건은 표현이 아니라 입증입니다. 로킷헬스케어의 기술이 실제 경쟁력을 보여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지만, 현재 단계에선 특허 본출원 여부, 임상 설계의 정합성, 전임상 데이터의 재현성 같은 변수가 훨씬 크게 보입니다. 투자자와 시장의 불안이 기대를 다시 밀어올릴지, 아니면 검증의 벽이 더 높아질지는 앞으로의 공개 수준과 실행력에 달렸다는 전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