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층아파트 리모델링 가속, 가격 방어 전선 확산
남산타운 5150가구·한신청구 1512가구 등 대형 단지 움직임
공사비 급등·수억 분담금 변수 속, 재건축 대기열 회피 심리 확산

서울 구축 아파트 시장에서 충격적인 선택이 늘고 있습니다. 하세월 재건축을 기다리기보다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틀어 단지 가치를 지키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집값 상승이 사업성의 마지막 문을 열자, 추진 속도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다만 공사비 급등과 조합원 분담금이라는 벽이 여전히 시장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중구청은 21일 신당동 844 일대 남산타운아파트 리모델링 주택조합설립 인가를 냈습니다. 2002년 준공된 5150가구 대단지가 본격적인 사업 단계로 들어선 셈입니다.
남산타운은 버티고개역과 약수역 사이에 놓인 입지로, 2018년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지정된 뒤에도 서울시 소유 임대주택 2034가구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었습니다. 전체 3분의 2 동의 요건이 걸림돌이었고, 서울시와의 협의가 해법을 찾는 핵심 변수였습니다.
임대주택 2034가구 걸림돌…남산타운, 조건부 해법으로 돌파
올해 초 조합과 중구청, 서울시는 임대단지를 조합 설립 대상에서 제외하는 대신 리모델링 공사 때 외관을 함께 손보는 조건부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민원과 동의 문제를 동시에 풀어낸 이 절충안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집니다.
분양단지 3116가구는 리모델링 후 3583가구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이해관계가 갈리던 구조가, 결국 ‘사업 착수’라는 결론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조합 관계자와 지자체는 속도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재건축보다 시간이 짧고, 노후화에 따른 가치 하락을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목동·강남까지 번진 리모델링…재건축 대기 피로감 확대

양천구 목동 한신청구아파트도 움직였습니다. 18일 조합설립총회를 열어 동의율 70.6%를 확보했고, 양천구청에 조합설립인가를 접수했습니다.
1997년 준공된 1512가구 단지는 신목동역 바로 앞이라는 입지 장점이 뚜렷합니다. 안양천 인접성까지 더해지며, 226가구를 늘린 1738가구 계획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 밖 단지들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합니다. 목동우성은 332가구에서 361가구로, 목동2차우성은 1140가구에서 1300가구로 재편을 추진 중입니다.
인접 1~14단지의 재건축 일정이 먼저 마무리돼야 차례가 올 것이라는 인식이 리모델링 쏠림을 키우는 모양새입니다. 기다림의 비용이 커질수록, 선택지는 점점 줄어듭니다.
분담금 4억 경고…속도전 뒤 숨은 시장 리스크
강남권에서도 잠원동아 아파트가 991가구에서 1073가구로 커지는 리모델링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공람에 들어갔습니다. 지역과 규모를 가리지 않고 리모델링이 확산되는 흐름입니다.
하지만 숫자는 냉정합니다. 리모델링은 일반분양 물량을 크게 늘리기 어려워 사업성 확보가 제한적이고, 공사비가 오를수록 조합원 부담은 더 커집니다.
송파구 가락쌍용1차의 경우 59㎡를 74㎡로 바꾸는 데 약 3억1300만원, 84㎡를 104㎡로 늘리는 데 약 4억300만원의 분담금이 제시됐습니다. 올해 자재와 공사비 여건을 감안하면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단순한 개발 방식의 변경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박일규 법무법인 조운 대표변호사는 리모델링이 빠른 진행과 가격 방어에는 유리하지만, 분양 물량 한계가 뚜렷하다고 짚었습니다. 결국 서울 구축의 선택은 속도와 부담, 두 변수 사이에서 계속 흔들릴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