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조6103억 충격”…AI 메모리 폭주 속 투자자 기대와 시장 변수

김정인 에디터 | | 경제소식

“37조6103억 충격”…AI 메모리 폭주 속 투자자 기대와 시장 변수

분기 최대 실적 경신, HBM 호조

영업이익 37조6103억·매출 52조5763억

연간 200조 관문, 공급·투자 변수 주목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1분기 또 한 번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영업이익 37조6103억원, 매출 52조5763억원. 시장에선 충격과 환호가 동시에 터졌습니다.

문제는 단순한 호실적이 아니었습니다. 투자자들은 200조원대 연간 영업이익 가능성에 시선을 고정했고, 경쟁사와 고객사는 공급 속도와 가격 흐름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23일 공개된 1분기 성적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 405.5%, 매출 198.1% 증가한 수치였습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32조8267억원에서 52조5763억원으로 뛰었고, 영업이익은 19조1696억원에서 37조610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72%까지 올라 창사 이래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전통적인 메모리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이례적입니다. HBM3E 공급 본격화와 고용량 서버용 D램, eSSD 판매 확대가 실적을 밀어올렸습니다.

“72% 수익률”…HBM3E가 바꾼 판도와 투자자 계산

시장 전망도 거셌습니다. 에프앤가이드 집계 컨센서스는 매출 50조1046억원, 영업이익 34조8753억원 수준이었는데, 실제 숫자는 이를 모두 넘어섰습니다.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투자자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예상보다 빠른 이익 확대에 연간 실적 눈높이가 다시 올라갔고, 증권가에서는 2분기 60조원, 3분기 70조원, 4분기 80조원까지 거론됩니다. 기대가 커질수록 부담도 커집니다.

SK하이닉스는 자신감이 뚜렷합니다. 회사 측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가 이어졌고, HBM과 서버용 D램, eSSD 같은 고부가 제품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여전히 변수입니다.

“200조원 가능?”…증권가 장밋빛 전망과 공급 경고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연간 영업이익 200조원 시대가 열릴지 여부는 이번 실적의 다음 질문이 됐습니다. 노무라증권은 256조원, KB증권은 251조원을 제시하며 공격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숫자만 보면 이미 새로운 구간에 진입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단순히 수익성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고객 수요가 공급 능력을 앞서는 환경이 계속되는 만큼, 생산 대응력이 약하면 기회가 곧 리스크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낙관론 뒤에는 늘 공급망 압박이 따라붙습니다.

SK하이닉스도 이를 의식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AI 시대의 구조적 수요 성장에 맞춰 공급 역량을 확보하는 일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짚었습니다.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 실적은 숫자에 그칠 수 있습니다.

“기술 우위 유지”…D램·낸드 전선, 다음 승부처는 어디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제품 로드맵도 공격적입니다. 세계 최초 1c 공정 LPDDR6, 192GB SOCAMM2 양산, 321단 QLC 기반 cSSD PQC21 공급이 순차적으로 이어집니다. HBM에 쏠린 기대를 D램과 낸드 전반으로 넓히겠다는 계산입니다.

솔리다임과의 시너지 역시 변수입니다. 대용량 QLC eSSD 강점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와 AI PC 스토리지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습니다. 시장 확대 속도가 빠를수록 경쟁 강도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금성 자산은 54조3000억원으로 불었고, 차입금은 19조300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순현금 35조원 확보는 향후 투자 여력의 방증이지만, M15X 램프업과 용인 클러스터, EUV 장비 확보에는 더 큰 자금이 필요합니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하나로 모입니다. AI 메모리 호황이 2분기, 3분기, 4분기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공격적 투자와 공급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얼마나 정교하게 맞출지에 따라 올해 실적의 최종 숫자는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