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10만 대 정리” 충격의 철수, 혼다코리아와 시장의 셈법은 끝나지 않았다

김정인 에디터 | | 경제소식

“23년 만에 10만 대 정리” 충격의 철수, 혼다코리아와 시장의 셈법은 끝나지 않았다

혼다코리아 자동차 판매 종료, 충격 확산

국내 누적 10만8600대·23년 만의 전환

AS 유지 속 모터사이클 집중, 변수는 지속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혼다코리아 자동차 시장 철수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혼다코리아가 한국 자동차 판매를 접는다는 소식이 업계에 충격을 던졌습니다. 23년 만의 철수 카드가 꺼내지자 소비자와 딜러, 시장 모두 묵직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겉으로는 사업 재편이지만 속내는 다릅니다. 전기차 전환 속도와 신차 부족, 수입차 시장 경쟁 심화가 겹치며 결국 선택과 집중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말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04년 시작한 자동차 사업은 21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고, 2001년부터 이어온 한국 사업 전체로는 23년의 전환점이 찍혔습니다.

올해 3월까지 국내 자동차 누적 판매는 약 10만8600대, 모터사이클 누적 판매는 약 42만6000대에 달했습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자동차보다 이륜차가 훨씬 큰 축으로 자리 잡았고, 그 격차가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합니다.

“어코드·CR-V의 시대”… 대중화 이끈 이름, 그러나 흐름은 꺾였다

혼다의 국내 주력 판매차량이었던 어코드 / 혼다 이미

한때 어코드와 CR-V는 수입차 시장의 상징처럼 거론됐습니다. 2010년대 베스트셀링카 반열에 오르며 “오래 타도 속 썩이지 않는 차”라는 인식까지 굳혔습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에서 혼다는 존재감을 유지하기 어려웠고, 신차 투입도 기대만큼 빠르지 않았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철수를 단순한 판매 부진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일본 브랜드 특유의 안정성 이미지가 있었음에도, 상품 전략이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점이 치명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판매 중단, AS는 유지” … 고객 불안과 신뢰 관리가 맞물렸다

23년만에 국내철수를 전격 발표한 혼다 서울의 한 매장 전경 / 사진:연합뉴스

혼다코리아는 자동차 판매를 멈추더라도 애프터서비스는 계속하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차량 유지관리, 부품 공급, 보증 대응은 이어가고, 딜러사와 협의해 고객 서비스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습니다.

이 대목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이미 차량을 보유한 고객에게는 당장의 불편을 줄여줄 장치지만, 중고차 가치와 부품 수급, 장기 보증에 대한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딜러사 입장도 복잡합니다. 판매망 축소는 곧 수익 구조 재편을 뜻하고, 보유 고객 관리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철수보다 관리가 더 어려운 국면”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모터사이클 올인” … 남은 승부, 국내 소비자와의 거리 좁힐까

혼다 모터 사이클 판매이미지

혼다코리아는 앞으로 모터사이클 사업을 국내 핵심 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상품 라인업 확대와 고객 체험 강화, 서비스 개선을 통해 체질을 바꾸겠다는 전략입니다.

이지홍 대표는 자동차 고객과 딜러, 관계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판매 종료 이후에도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했습니다. 메시지는 분명했지만, 시장의 시선은 냉정합니다. 자동차를 내려놓은 뒤 모터사이클만으로 성장 동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남았습니다.

혼다코리아의 이번 결정은 한국 시장에서 외면받은 실패라기보다, 경쟁 구도 변화 속에서 선택한 후퇴이자 재배치에 가깝습니다. 다만 판매 종료 이후 브랜드 신뢰, 고객 관리, 사업 확장 가능성까지 어떤 변수로 이어질지는 아직 끝나지 않은 질문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