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매매가에 바짝” 지방 깡통전세 경고음 커진다

김정인 에디터 | | 부동산

“전세가 매매가에 바짝” 지방 깡통전세 경고음 커진다

지방 전세가율 80%대 확산

20곳 집계·청주 서원구 85.5%

보증금 반환 리스크·보호장치 수요 확대

서울 내 빌라모습 / 사진:연합뉴스

지방 부동산 시장에 충격이 번지고 있습니다.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거의 사라지면서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 불안한 눈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깡통전세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3월 기준 아파트 전세가율 80% 이상 지역이 20곳으로 집계됐고, 경기 이천과 여주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비수도권으로 나타났습니다.

23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방 거점도시 곳곳에서 전세가율 80% 선이 무너졌습니다. 청주 서원구 85.5%, 목포 84.4%, 광양 84.2%, 익산 83.5%가 상위권을 차지했고, 마산 회원구 83.0%, 광주 북구 82.8%, 포항 82.4%도 뒤를 이었습니다.

전세가율 80% 돌파…지방 시장 불안 심화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보증금 회수 불확실성이 커지는 구간으로 분류됩니다. 집값이 조금만 더 밀려도 전세금이 매매가격을 따라붙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경매 시장도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80%를 밑도는 사례가 적지 않아,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도 엇갈립니다. 투자자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고, 세입자들은 계약서에 적힌 숫자보다 실제 회수 가능성을 더 따지고 있습니다.

매매가와 전세금 격차 축소…실거래 사례가 드러낸 현실

서울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실제 거래 현장은 숫자만으로도 불안감을 보여줍니다. 목포 상동 주공 4단지 전용 58㎡는 2일 8500만 원에 팔렸고, 13일 같은 평형 전세는 7500만 원에 계약됐습니다. 차이는 150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강릉 입암금호어울림 전용 84㎡도 비슷했습니다. 3월 30일 3억 원에 매매된 뒤 이틀 뒤 2억 8000만 원 전세가 붙었습니다.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는 200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경주 황성현대5차 전용 113㎡는 더 민감했습니다. 올해 2월 초 2억 2000만 원에 거래됐고, 1월 중순 전세가도 같은 금액으로 맞물렸습니다. 한계선이 눈앞에 왔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보증보험과 월세 전환…세입자 선택지 좁아진다

지방 시장이 약해진 배경에는 매매수요 급감이 자리합니다. 집값은 내려가는데 전세 공급은 줄지 않으면서, 전세가율은 더 쉽게 높아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지방에서 전세가율 80% 초과 현상이 점차 일반화되는 흐름이라고 짚었습니다. 투자수요가 줄면서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구조가 시장을 더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 교수는 전세가율이 높은 매물은 피하고, 보증부 월세나 보증보험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등기부등본상 근저당 비중까지 살펴야 한다는 경고도 뒤따랐습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변수는 당분간 더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집값 흐름, 전세 공급, 보증제도 활용 여부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의 선택 폭을 다시 좁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