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반값 환율’ 사고 후폭풍
4만3081명 중 99% 환수 완료, 400명 미회수
환수·보상·내부통제 논란, 금융권 경계감 확산

토스뱅크의 엔화 환율 오류가 또 한 번 충격을 남겼습니다. 지난 3월 발생한 ‘반값 환율’ 사고 뒤 잘못 환전된 금액을 둘러싼 환수 작업이 진행됐지만, 아직 400명 안팎의 고객이 반환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려운 규모와 파장이 동시에 드러났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4만3081명에게 영향을 준 이번 사고는 사용자 신뢰, 은행의 통제 장치, 그리고 반환을 둘러싼 갈등까지 한꺼번에 끌어올렸습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환율 오류로 엔화를 구매한 고객 중 약 99%로부터 환수 조치를 끝냈습니다. 그러나 전체의 약 1%에 해당하는 약 400명은 타행 계좌로 금액을 옮긴 뒤 반환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토스뱅크가 지난달 24일 공시한 예상 손실은 12억5086만6000원에 달했습니다. 다만 회수 작업이 계속 진행된 만큼 실제 손실 규모는 더 줄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미회수 고객이 남아 있어 최종 수치가 여전히 고정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100엔 934원”이 “9.34원”으로…7분간 흔들린 환율

사고의 출발점은 지난달 10일이었습니다. 당시 100엔당 약 930원 수준이던 환율이 약 470원대로 급락했고, 이 상태가 약 7분간 유지되면서 자동 환전 서비스 이용자들의 거래가 몰렸습니다.
토스뱅크는 복수 외부 기관의 데이터를 평균해 고시 환율을 산출하는 구조를 운영해 왔습니다. 그런데 시스템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한 업체의 환율이 ‘100엔당 934원’이 아니라 ‘9.34원’으로 입력되며 평균값이 크게 왜곡됐습니다.
이 단위 착오 하나가 전체 환율을 뒤흔든 셈입니다. 환율처럼 민감한 숫자에서 벌어진 오류였던 만큼, 업계에서는 “사소한 입력 실수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99% 회수 뒤 남은 1%…반환 거부와 법적 변수

토스뱅크는 회수가 이뤄지지 않은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양해를 구하고 자진 반환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타행으로 이체된 자금이 섞여 있어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권에서는 환수율 99%라는 수치보다 끝내 남은 1%의 의미를 더 주목합니다. 회수 의지가 없는 고객이 적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한편에서는 “오류 책임이 은행에 있는데 고객에게만 돌려세울 수 있느냐”는 불만도 뒤따릅니다.
반대로 은행 입장에서는 잘못 적용된 환율로 얻은 이익을 그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가 강합니다. 투자자와 시장도 이 대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손실 규모가 어디까지 커질지, 환수 지연이 추가 비용으로 번질지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시중은행은 왜 달랐나…추가 검증 장치가 가른 차이
비슷한 사고를 막기 위한 다른 은행들의 장치는 이미 존재합니다. KB국민은행은 시장 환율과의 괴리가 감지되면 담당 직원에게 자동 알림이 전달되도록 두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변동성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수기 입력 방식으로 바꿉니다.
우리은행도 환율 입력값이 일정 범위를 넘을 경우 승인 절차를 거치게 하고 있습니다. 자동화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최소한의 이중 점검이 빠지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토스뱅크는 당시 내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고객 불편을 고려해 이용자 전원에게 1만원씩 현금 보상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보상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건, 신뢰의 균열이라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환전 오류를 넘어 금융 플랫폼의 검증 체계와 책임 범위를 다시 묻고 있습니다. 미회수 고객의 최종 대응, 추가 손실 여부, 내부 통제 강화 수준에 따라 향후 파장은 더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