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조 충격” 한국 가계부채, 평균 아래·위 갈린 집안 사정과 시장의 불안

김정인 에디터 | | 생활경제

“1,928조 충격” 한국 가계부채, 평균 아래·위 갈린 집안 사정과 시장의 불안

가계부채 1,928조7,000억 역대 최대

가구당 평균 9,534만원, 1년 새 4.4% 증가

40대·저소득층·고령층 사이 체감 격차 확대

가계부채로 인한 내수압박의 문제를 표현하고 있는 이미지

한국 가계부채가 또다시 충격 수치를 찍었습니다. 2025년 1분기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28조7,000억원, 분기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입니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9,534만원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이 숫자만 놓고 ‘평균’의 안도감을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빚이 없는 가구와 수억원 대출 가구가 한데 섞인 값이기 때문입니다.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함께 집계한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평균 부채는 1년 전 9,128만원에서 406만원 늘었습니다. 자산도 5억6,678만원으로 늘었지만, 부채 증가 속도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연령과 소득에 따라 갈라지는 격차입니다. 40대 가구주의 평균 부채는 1억5,729만원, 60대 이상은 약 6,000만원 수준으로 내려갑니다. 같은 ‘1억원’이라도 세대별 의미가 전혀 다르게 읽히는 이유입니다.

“40대 1억5,729만원” … 영끌 세대와 금리 변수의 충돌

40대의 가계부채 부담을 나타내는 인포그래픽

40대가 부채 1위에 오른 배경에는 주택 구입 시점과 자녀 교육비가 겹치는 구조가 있습니다. 2020~2022년 집값 급등기 매수에 뛰어든 차주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주담대 규모가 빠르게 불어났습니다.

시장 반응도 예민합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상환 능력보다 대출 규모가 먼저 커진 구간”이라고 진단합니다. 반면 40대 차주들은 금리 1%포인트 변동에도 월 상환액이 수십만원씩 흔들린다며 체감 압박을 호소합니다.

서울 아파트 한 채를 기준으로 보면 대출 1억~2억원대는 더 이상 특이값이 아닙니다. 맞벌이 소득이 높아도 교육비, 생활비, 원리금이 동시에 몰리면서 현금흐름이 빠듯해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빚이 적어도 안심 못 한다” … 60대 이상 노후 리스크 확대

가계부채로 인해 은퇴후에도 시니어일자리로 구직이 필수가 되었다.

60대 이상 평균 부채는 적어 보이지만, 실제 위험은 다른 데 있습니다. 이 연령대는 근로소득이 줄거나 끊긴 상태라 국민연금, 기초연금, 소규모 임대소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이 구간을 가장 취약한 축으로 봅니다. 상환 원천이 제한된 상태에서 의료비, 생활비, 자녀 지원까지 겹치면 빚은 숫자보다 오래 남습니다. 고령 차주 확대 속도가 빨라졌다는 한국은행 통계도 우려를 키웁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령층은 대출 총액보다 연체 전환 속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자산이 있어도 현금화가 늦어지면 버틸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입니다.

“상위 20%와 하위 20%” … 같은 부채, 전혀 다른 압박

소득별 격차는 더 극명합니다. 하위 20% 가구는 부채가 약 2,000만원 수준이지만 소득 대비 부담은 400%를 넘고, 상위 20%는 부채가 2억5,000만원 안팎이어도 LTI는 상대적으로 낮아집니다.

결국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소득과 자산의 버팀목입니다. 저소득층은 작은 충격에도 연체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고, 고소득층은 절대액이 커도 자금 여력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융당국이 “평균보다 분포”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들어 2금융권 연체율이 완만히 낮아졌다는 통계가 나왔지만, 가계대출 연체 구간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 연체율이 2024년 말 8.52%에서 2025년 말 6.04%로 내려갔다고 밝혔지만, 가계대출만 놓고 보면 4.53%에서 4.67%로 오름세가 남았습니다.

“대출 규제는 더 세진다” … 신규 차주와 기존 차주의 온도차

가계부채의 가장 큰 원인은 내 집 마련이 필수가 된 이유가 아닐까.

2026년을 앞두고 정책 축은 더 조여질 가능성이 큽니다. 스트레스 DSR 3단계가 본격화되면 미래 금리 상승을 가정한 대출 심사가 강화되고, 2금융권 DSR 40% 규제도 압박을 키우게 됩니다.

금융위는 취약차주 채무조정과 새출발기금 확대를 병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접근성 한계도 지적됩니다. 서류와 절차를 버티지 못해 지원 문턱에서 멈추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규 대출은 막히고, 기존 차주는 이자 부담을 안고 버텨야 하는 국면”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1,928조라는 총량보다 더 무거운 것은 집마다 다른 상환 속도와 버티는 힘입니다.

가계부채는 단순한 숫자 싸움이 아니라 세대와 소득, 금리와 자산이 얽힌 구조의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총액 감소보다 분포 개선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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